본문 바로가기

Tigers in KBO/Baseball Analysis

윤석민 체인지업의 문제점....

      


체인지업을 흔히 떨어지는 볼로 커브와 비슷한 공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체인지업은 떨어지는 공이라기 보다는 천천히 가는 직구에 가까운 공입니다.

커브와 직구는 회전하는 방향이 서로 반대입니다. 하지만 체인지업은 직구와 회전하는 방향이 같습니다. 

직구와 같은 팔 각도, 같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던져서 최대한 직구와 구분하기 힘들게 던지는 구질입니다.

 


아래는 팀 린스컴이 구질별 궤적을 나타낸 것입니다.


 <이미지 참조-송민구의 Pitch f/x>


보시는데로 커브와 체인지업은 떨어지는 지점이 같습니다만 커브의 궤적이 더 높은 곳에서 시작을 합니다. 

반대로 직구와 체인지업은 시작하는 궤적이 일치하다가 타자가 구질을 판단하는 시점(로버트 어데어 교수의 "야구의 물리학" 참조)에서 체인지업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커브의 종점과 비슷해 집니다.

타자의 입장에서 커브는 시작하는 궤적이 직구와 다르기 때문에 다른 구질이라는 것을 투수가 공을 던지는 것과 동시에 어느정도는 파악할 수 있습니다만 체인지업의 경우는 직구와 같은 궤적으로 날아오다 변하기 때문에 구질파악이 힘들게 됩니다.



체인지업은 다음과 같은 그립으로 잡고 던집니다.



   <쓰리 핑거 체인지업 그립>





일반적인 체인지업 그립입니다.

쓰리핑거 체인지업은 경우에 따라서 세 손가락이 아닌 네 손가락으로도 잡을 수가 있는데 이 체인지업은 정말 직구와 같은 궤적으로 날아가다 푹 가라앉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실상 궤적이 포크볼과도 유사합니다. 

아래 매덕스가  스트레이트하게 떨어지는 이 체인지업을 던집니다.





                                    -매덕스의 체인지업-






그리고 일반 체인지업과 약간 다른 서클 체인지업이 있습니다.
사실상 서클체인지업이 더 자주 쓰이긴합니다.



<서클 체인지업 그립>




서클 체인지업은 엄지와 검지를 말아서 원이 되게 만든다고 해서 서클 체인지업입니다. OK볼이라고도 부릅니다.

서클 체인지업은 던지는 과정에서 엄지와 검지가 펴지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손목을 비틀게 되면서 역회전이 걸리게 되는 구질입니다. 궤적은 아래처럼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갑니다.




                               - 박찬호의 서클체인지업-


두 체인지업의 궤적이 직각으로 떨어지느냐 역회전하면서 떨어지느냐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 박찬호가 말하는 직구-커브-체인지업 그립


 (Click)










국내에선 체인지업을 교과서에 가깝게 던지는 투수가 두산의 니퍼트입니다.




니퍼트의 직구.. 


 (Click)



니퍼트의 체인지업.. 


 (Click)






니퍼트의 직구는 가운데 약간 높은 공이고 체인지업은 그 위치에서 가운데로 떨어지는 공입니다.

두 공은 구분이 거의 가지 않을 정도로 비슷합니다.


두 장면을 2배속으로 같이 놓고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Click)

별다른 차이점을 구분하기 힘들정도로 비슷한 팔 스윙에서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가다 체인지업이 떨어지면서 타자를 속입니다.

박재상 선수가 타격에 재능이 없어서 133km짜리 한가운데 공을 헛스윙한 것이 아닙니다.

직구와 구분하기 힘든 공이기 때문에 헛스윙을 한 것이지요.



 




하지만 윤석민의 체인지업은 일반적인 체인지업이나 서클 체인지업과도 또 다릅니다. 




 (Click)

위 영상에 나온것처럼 우타자 몸쪽으로 많이 휘어들어가는 구질입니다.

서클체인지업보다도 더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구질입니다.


이런 체인지업은 변형 서클체인지업으로써 중지와 검지를 벌려잡는 벌칸체인지업이라고 부르는데 아래처럼 가니에가 자주 던졌던 구질중에 하나입니다. 









엄지와 검지로 서클을 만들고 중지와 약지를 벌려줌으로써 떨어지는 각도 커지는데 더해 손목을 비틀어 줌으로써 몸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각도 커지는 변현 체인지업입니다.


그러다 보니 윤석민의 체인지업은 직구와 확연히 구분됩니다....




윤석민의 직구...

 
(Click)



윤석민의 체인지업....

 
(Click)




그런데 궤적은 문제가 아니지만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윤석민의 직구,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슬로우비디오로 본 모습입니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직구와 슬라이더의 경우 공을 던지기 전의 동작이 일치합니다만... 체인지업의 경우 시작부터 손목이 꺾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역회전을 줘야하니 공을 놓기 전부터 손목을 비틀어줘야 겠지요....

하지만 이것이 윤석민 선수의 체인지업의 가장 큰 문제점중에 하나입니다.

무슨 말이냐... 타자가 윤석민의 투구를 자주 접하고 익숙해지면 저 손목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윤석민이 국제대회에서 체인지업이 그렇게 위력적이다가도 국내리그에서는 유난히 얻어맞는 이유는 저기에 있다고 봅니다...

국제대회야 접할 기회가 없다보니 타자들이 대처하기가 힘들지만,
윤석민을 자주 보는 국내 타자들의 경우 직구나 고속 슬라이더는 알고도 치기 힘든 반면, 저 체인지업은 던지기도 전부터 티가 나고 스피드도 느리니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볼이 이렇게 낮게 떨어져도 타자가 구종을 파악한다면 뱃이 쫓아가서 대응이 가능함.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윤석민선수가 체인지업을 던질때 굳이 저렇게 손목을 비틀어가며 역회전 체인지업을 던질 필요가 있을까 합니다.

니퍼트처럼 스트레이트하게 체인지업을 던져도 타자들이 잘 속습니다. 

차라리 어렵게 체인지업에 역회전을 많이 걸어서 던지는 것보다 니퍼트처럼 그냥 단순한 체인지업을 던지는게 더 효과적이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