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거탑 (by ps) ps님의 글입니다. 그래, 장준혁 과장, 당신은 데뷔부터 화려했지. 동기들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과 솜씨로 1등을 도맡아 했었지. 그대는 너무나도 빛났어. 국내 최초로 간, 췌장, 신장 동시 이식을 성공시켰지. 당신의 스피드는 놀라웠어.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어. 의국의 모든 사람들이 당신에게 박수를 쳤어. 다음 과장 자리는 당연히 당신의 것이어야 했어. 그런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나는 당신이 어두운 일식집에서 유필상 의협 회장에게 고급 시계를 받으면서 ‘형님’이라고 부르던 목소리를 잊지 못해. 당신의 그 미묘한 목소리는 경계의 어디쯤에서 전혀 당신의 목소리 같지 않게 울려 퍼졌어. 그건 당신이 이 길로 가야 하는 게 맞나 혹은 그렇지 않나 하는 갈등의, 의심의, 혼란의 ‘형님’이었어. 말해봐. .. 더보기 이전 1 ··· 115 116 117 118 119 120 121 다음